이전 글에 많이 아프다고 했던 그 안타까운 새끼고양이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작년 12월 12일에 발병한 뒤 지금까지도 힘들어하고 있답니다.

 

 

동동이는 작년 9월 출생으로 추정, 10월에 저희 집 마당으로 어미고양이가 물고 온 새끼들 중 한 녀석입니다. 마당에서 한동안 잘 지내다가 어미가 발정이 나서 더이상 새끼들을 보살피지 않게 되었고 그 즈음 동동이가 결막염이 심하게 걸렸었어요. 날이 추워지기 시작했고 전 치료해서 입양 보낼 생각으로 구조하게 되었죠.

 

(지난 입양글 http://catilda.tistory.com/528)

 

 

 

 

(건강하던 시절의 아기고양이 동동)

 

 

 

 

 

(갑자스레 심해진 결막염으로 구조 결심했던 당시)

 

 

 

 

 

(건강하던 동동이와의 그리운 한 때)

 

눈이 말끔하게 나아서 입양글도 올리고 여느 때처럼 잘 지내던 어느 날 새벽 동동이의 이상 증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온지 20여일 되던 날이었네요. 정신을 잃은 것 같은 모습으로 여기저기뛰기 시작했습니다. 자의로 뛰는 게 아니라 힘조절이 안돼서 어찌할 바를 몰라 뛰는 모습이었고 입에 거품을 문 채로 날뛰며 대소변을 흘리고 다녔어요. 계속되는 발작에 제대로 걷질 못하고 쓰러진 채로 다리를 끌고 다니기까지 했구요.

 

밤에 시작된 증세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진정이 됐는데 정신은 돌아오지 않는 듯 했어요. 스스로 어떠한 것도 입에 넣지 않았고 넋이 나간 것처럼 확장된 동공으로 멍하니 앉아있거나 손을 조금만 가져다대도 으르렁거리며 놀라고 계속 눈을 깜빡거리며 무엇이든 한번 물면 오랫동안 놓질 않았어요.

 

 

 

 

(사람도 잘 따르고 언니 오빠들과도 잘 지내던 예쁘고 착했던 아기 고양이)

 


 

 

 

 

(아프기 시작한 뒤 볼품없이 마르고 경직된 모습)

 

병원가서 혈액검사를 했더니 빈혈과 비정상적인 간수치가 확인됐는데 간수치는 정상의 4배 이상으로 뛰어있었네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가 없었고 일단 간수치를 낮추기 위한 약을 받았습니다. 다시 아침 저녁으로 캔과 분유, 약까지 강제급여가 시작되었구요. 물론 간수치 이상만으로도 발작은 나타날 수 있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단순 간 이상은 아닌 것 같았어요. 범백과 백혈병 키트 모두 음성이었고 간질 발작의 양상과도 달라 보여서 그것도 아닌 것 같구요. 뇌병변인지는 MRI를 찍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으니.

 

동동이는 발작이 시작된 6일째 되는 밤부터는 갑자기 일어나서 걷다가 쓰러지길 반복하고 한자리를 빙빙 돌기도 하고 입과 눈 주변 근육이 파르르 떨리며 눈꺼풀을 심하게 깜빡거리고 있었습니다. 지켜보는 저도 너무 버거웠고 미칠 것 같았지만 동동이가 그 작은 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는 헤아릴 수 조차 없었습니다.

 

그 이후 쓰러진 채로 걷지 못하는 생활이 계속되었습니다. 글로블린 수치가 복막염이라 할 수는 없었고, 다시 병원에 가서 백혈구 수치를 봤는데 역시 정상이었구요. 간의 독소가 뇌까지 전달돼서 발작같은 신경증상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고 했습니다. 그것도 물론 추측이고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요. 동동이 팔에 라인을 잡아놓고 수액을 받아왔습니다. 그렇게 전 아무것도 스스로 먹지 못하는 아이에게 수액을 넣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틀 꼬박 밤새 30분 간격으로 수액을 넣어주고 아주 약간 나아진 것 같아서 추가 검사하러 다시 병원에 갔다 왔어요. 선생님께서 며칠 전 동동이 보셨을 때 그날 당장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었다고,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게 기특하다 하셨습니다.

 

혈청을 통해 검사하는 고양이 전염병 키트는 모두 다 해봤는데 전부 음성이었어요. 다시 혈액검사 해보니 간수치도 정상, 빈혈도 괜찮아졌고 검사상 이상할 게 없는데 애가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미세한 경련은 계속되고 있으니 너무 답답했네요. 병원에선 더이상 할 것도 없다 했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MRI 찍어보거나, 검사 없이 보호자 동의 하에 항경련제를 처방 받거나. 근데 그 항경련제는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MRI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 중이었지만 체력 또한 문제이니 마취를 견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구요.

 

그래도 이젠 AD캔을 주사기로 넣어주면 잘 삼켜서 좀 나은가 싶었지만 다른 모습은 변한게 없으니까요. 갑자기 일어나서 비틀거리며 걷다가 구석에 머리를 박고 있고, 쓰러진 채로 소변을 흘려 보내서 온 몸이 다 젖고, 가만히 있어도 미세하게 온 몸이 파르르 떨리는 그런 거요.

 

 

 

 

눈빛은 어찌나 애잔한지.

우리 동동이 너무 많이 힘들구나.

 

 

 

 

고칠 수 없는 병들로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여러 고양이들이 있었지만 그 어떤 녀석들 보다 힘이 드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17/1/10)

 

 

 

 

 

[틸밥차와 똥고양이]

* http://catilda.tistory.com

* Instagram @catildaa

 






  • 오아시스 2017.04.24 01:43 신고

    어쩐대요 ㅠㅠ
    틸밥차님두 동동이두 고생 많으셨겠어요...

    • ­틸다 2017.04.24 02:17 신고

      지금은 좀 덜하지만 초기엔 정말 동동이한테 매달려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ㅜㅜ 그래도 동동이 힘든거 생각하면 에휴..

  • 나비 2017.04.24 02:00 신고

    전에 힘들게 투병하다 별이된 미래가 떠오르네요...뭔가 증상이 비슷한것 같은 느낌이...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애들한테 잔인하게도 어찌 이런 병마가 찾아오는건지...!

    • ­틸다 2017.04.24 02:18 신고

      맞아요. 저 두번씩이나 이렇게 발작하는 아이를 만나니..ㅜㅜ 처음 발작 시작할 때 보고 바로 미래 생각이 나면서 정말 미친듯이 울었어요. 그 증상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아니까.. 그 뒤로도 눈물 마를 날이 없다가 최근에야 좀 나아진 거 같아요.

  • 나비 2017.04.24 11:27 신고

    틸다님 마음과 정성이 통해서 하루빨리 동동이가 나아지기를 빌께요!

  • 해피로즈 2017.04.24 19:32 신고

    아이참~ 어찌 그런대요..
    글을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끝에 동영상을 보려니 정말 너무 맘아프네요..
    아~ 넘 가여워..
    이런 상황을 계속 지켜보실 틸다님은 또 얼마나 힘드실까..
    가엾은 아기냥도 틸다님도 고생이 넘 많으세요..
    지금은 차도가 좀 있는지..

    그러고보면 전 우리 아이들 너무 편하게 키웠어요..

  • 뽕수니네 2017.04.26 13:41 신고

    지난 달 멍할배 잃은 기억이 있어 이런 글만 보면 심장이 내려 앉습니다.
    미래 사연보고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는데 그와 비슷한 일이 또 있으니 주인장 마음 뭐라 위로해 드려야할지..
    그리고 저 녀석 고통은 또 어떨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네요.
    저 눈망울...
    속이 뒤집어집니다.
    미래 말고 속 후벼파는 사연 배트도 있었지요.
    주인장도 참 ...
    생명체 거두는 일 이거 사랑과 책임감 없으면 못합니다.
    나이 먹으면서 심장도 많이 약해져 동영상은 도저히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못하고 통곡만 할 것 같아서요.
    주인장의 고통과 저녀석의 고통...
    어찌한답니까

  • 뽕수니네 2017.06.19 10:40 신고

    동동이 어찌된 것인지..
    주인장님 지금 두달이 되어갑니다요
    매일 들어와보는데...
    에휴.............

    • ­틸다 2017.06.19 15:44 신고

      아 죄송합니다 정말.. 아이들도 많고 특히 동동이 치다꺼리 하느라 매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지쳐서 블로그에 통 글을 쓸 여유가 나질 않네요. 너무 방치해서 문을 닫아야 하나 생각도 들고..ㅜㅜ 곧 소식 들려드릴게요..ㅜㅜ

  • 뽕수니네 2017.06.20 13:37 신고

    동동이가 살아있시유?
    그럼 됐시유.
    감사해유.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 믿고 있을테니
    바쁘시면 블로그 잠시 접어두셔도 되는데
    닫는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이것도 인연인데 몇달에 한번씩 정말 시간 날때마다 아이들 소식만 잠시 올려주시면 됩니다.
    스치듯 지나는 인연도 인연인데 마지막이라는 말은 너무도 슬프고 그러네요
    답글은 하지 마세요
    그냥 모든 것 다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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