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는 제가 처음 만났던 길고양이 밤순이가 2011년 출산했던 새끼들 중 하나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에 제가 밤순이를 집으로 들이게 되면서 모에는 홀로 길에서 출산을 했고 새끼들이랑 큰 부족함 없는 길생활을 5년 가까이 이어 갔었지요. (블로그에서 수도없이 말한 거 같네요^ ^;;)

 

 

 

 

제가 2015년 말에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크게 멀지 않은 곳이라 계속 밥을 챙겨주러 갔었지만 예전같진 않았는지 생전 없던 영역에서 밀리는 일이 일어나면서 깊은 상처 때문에 제가 지금 이사온 집으로 데려온 일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사연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그런데 사실 그 사이 다른 큰 사건이 있었어요. 온전히 제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다친 길냥이를 데려왔어요]
http://catilda.tistory.com/516

 

 

 

 

다친 걸 발견하고 제가 눈이 뒤집혀서 곧장 집으로 달려가 이동장을 챙겨서 잡으러 갔었죠. 생각보다 수월하게 포획한 뒤 택시를 타고 집까진 잘 왔는데, 당시 마당에 케이지을 준비해둔 상태였고 이동가방에서 케이지로 옮기는 상황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손 탔던 녀석이라고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고 조심하지 않은 거였죠.

 

이동가방을 케이지 입구에 밀착시킨다고 시키고 옮겼는데, 틈이 생겼는지 순식간에 모에는 마당으로 나갔고 그렇게 1분도 안되는 사이에 담을 넘었고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올랐습니다. 제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지만 침착한 목소리로 열심히 모에를 부르며 뒤쫓았으나 모에는 잡히지 않았어요. 한 폐가로 들어갔는데 한순간에 변한 환경이 너무도 낯설고 무서웠는지 모에는 계속해서 울어대더니 다른집 지붕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하며 애를 태웠습니다. 그렇게 씨름하다가 새벽 4시경이 되어서는 결국 아무리 불러도 모에의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인지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었고 그 일이 정말 사실이 되어버릴까봐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전 눈물 바람으로 미친사람처럼 밤낮없이 모에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깊은 상처를 치료하지도 못하고 갔으니 제 속은 더 타들어갔죠.

 

 

 

 

새 집에 이사오고 나서는 집 주변은 밥 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마당까지만 챙기자고 생각했고 이미 예전 동네에 밥주는 급식소가 너무 많아서 늘리지 말자고 다짐했던 거구요. 그런데 모에 찾으러 다니면서 어딘가에 모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러 곳에 밥을 뿌리고 다니다 보니 새로운 고양이도 참 많이도 만났네요. 오래된 주택가라 그런지 곳곳에서 튀어나오더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모에야, 모에야 부르며 주변을 찾아다니던 게 3일째가 되던 밤, 제가 정확히 알고있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어요. 그때의 기분을 참 말로 다 할 수가 없을 거예요. 제가 부르니 기특하게도 계속 대답해줘서 그 소리를 따라 갔는데 한 폐가에서 캣초딩 정도 돼 보이는 고양이랑 같이 있더라구요? 부르니까 바로 제 곁으로 다가왔고 배가 많이 고팠는지 밥을 주니 허겁지겁 먹길래 그 사이에 이동장으로 어렵지 않게 밀어넣어서 잡았습니다. 휴! 고맙다 모에야! 정말 고마워!

 

 

 

 

잃어버리면 잃어버렸다고 울고 잡으면 잡았다고 울고, 제가 살면서 그렇게 며칠 내내 엉엉 울어본 날이 있었던지. 허허.

 

그 곳은 저희 집에서 5분도 걸리지 않던 가까운 곳이었어요. 보통 고양이들이 집을 나가면 낯선 곳에선 멀리 가질 못하고 그 주변에 계속 몸을 숨기고 있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길어지면 그 영역의 터줏대감 고양이들에게 밀려서 더 먼 곳으로 갈 수는 있지만요.

 

 

 

 

그렇게 모에는 3일만에 더 깊어진 상처로 병원에서 봉합을 하고 온 뒤, 답답한 케이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 이 불쌍한 녀석을 예전 영역에 풀어야 할지(새로 온 악당 고양이의 횡포가 두려움), 그렇다고 지금 마당으로 이주 방사를 할지(마당에 이미 살던 고양이들이 내쫓을게 너무도 뻔함), 개 둘, 고양이 셋이나 살고있는 저희집에 들여야 할지(가족 반대ㅜ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났고 전 결국 이주방사를 결정했습니다. 계획은 마당에 큰 케이지를 만들어 그 안에서만 두어달 이상 살게한 뒤 마당에 최대한 익숙해지게 하고 방사하는 거였어요. 당시 모에가 작은 케이지 생활을 하던 곳은 마당이 훤히 보이는 장소라 어느 정도 눈에 익었다 생각했고 답답하기도 할 거 같아서 목줄을 단단히 채운 뒤 리드줄을 잡고 마당 산책에 나섰습니다. 제 두번째 큰 실수였죠.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꽤 편안한 걸음으로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던 녀석은 갑자기 수직으로 미친듯이 날뛰면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전 줄을 꽉 잡고 있었지만 그 발작같은 행동은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요. 겨우 몸통을 눌러서 목덜미를 잡았는데 모에는 제 아킬레스건을 사정없이 물고 그대로 도망쳐버렸습니다. 목줄과 리드줄을 그대로 한 채로 말이죠.

 

 

 

 

제 자신이 얼마나 멍청하고 한심하던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원래 길에서 살았던 녀석이라서 어떻게든 적응하고 살 거라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모에는 태어나서부터 단 한번도 배고픔을 알지 못했던 길고양이었어요. 또한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갑자기 낯선 영역에 놓여졌을 때의 두려움은 길고양이나 가출한 집고양이나 큰 차이가 없을 거예요.

 

그 후로 이틀만에 근처 주차장에서 모습을 보인 모에는 어딘가에 걸리기라도 할까봐 더욱 심란했던 목줄은 다행히 하고있지 않았지만, 절대 잡히지 않는 고양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대답도 잘하고 주는 밥은 먹었지만 경계가 심해서 가까이 가면 바로 도망가 버렸어요. 그렇게 또 한참을 애태우다가 결국 사라져버렸네요. 휴.

 

 

 

이동가방과 먹을 걸 들고 밤낮없이 녀석을 찾으러 다니는 일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아무리 불러도 모에는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전 제가 지나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깊숙한 골목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습니다. 영역을 더 넓혔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어요. 정말 하루가 너무도 길었지요. 날을 거듭할수록 제 맘은 더 초조해지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옥같은 날들이 계속 되었습니다.

 

도망친지 딱 9일이 되던 날 이른 아침,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익숙한 야옹 야옹.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로 고양이들 목소리가 다 다르잖아요. 게다가 전 오년을 들어왔던 목소리니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요.

 

터져나올 것 같은 울음은 삼키고 미친듯이 뛰는 심장도 부여잡고 그 소리를 따라서 열심히 길을 올랐습니다. 그 곳은 집에선 꽤 먼, 완전히 낯선 곳이었어요. 폐가는 문이 잠겨 있었고 그 앞에 있던 작은 밭 역시 그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모에가 제게 다가오지 않으면 전 녀석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필 다른 고양이와 대치 중이더군요. 길에서 살기도 팍팍한데 당연히 모르는 얼굴이 오면 그 곳 대장 입장에선 일단 내쫓아야겠죠. 그렇게 밀리고 밀리다가 그 먼 곳까지 가게 된 게 아니었나 싶어요. 동영상 보시면 제 앞은 그물이 막혀 있고 그 안쪽 밭을 지나 폐가 안에 모에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뒷쪽은 마침내 뛰어내려 제 앞까지 온 모에.

 

 

 

 

아무리 불러도 가까이 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나봐요. 다른 행동을 취하면 도망가버릴 것 같아서 이번에 놓치면 끝이다, 꼭 잡아야 된단 생각으로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겨우 그물 앞까지 다가온 녀석. 많이 높은 그물이 아니라서 고양이들이라면 충분히 타고 오를만 했는데 그 안쪽에서 계속 울기만 하고 넘을 생각을 하지 않아서 전 또 속이 타들어가고 휴. 답답한 마음에 아랫쪽에 허술한 곳을 열심히 찾았더니 다행히 구멍이 있어서 그쪽으로 먹을 걸 들이밀었더니 받아 먹기만 하고 또 나올 생각은 없고! 기다렸어요. 이동장 입구부터 밀어 넣으면 놀라서 도망갈 게 분명하고 그 가방 안으로 들어가는 자체를 기피하는 것 같아서 수평으로 아래 위가 분리되는 이동 켄넬 조립을 풀어서 열고 계속 기다렸어요.

 

나오더라구요. 또 실랑이를 하긴 했지만 뚜껑이 없으니 그래도 켄넬 위에서 밥 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먹는 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몇 차례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으나 최대한 눈치를 못 채도록 위에서 조심스럽게 뚜껑을 내려서 마침내 쾅!

 

 

 

 

나사를 채우는데 손이 덜덜 떨리더군요. 또 미친사람처럼 통곡을 하면서 모에랑 집으로 갔어요.'너무 미안해, 고마워. 모에야 정말 미안해, 고마워'만 무한 반복하면서요. 위 사진은 저희집에 있는 창고같은 곳인데 이주방사를 하려고 했을 땐 저 곳은 마당을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어휴! 이렇게 대형 사고를 쳤는데 제가 무조건 받들어 모셔야 하지 않겠어요? 더이상은 안된다던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 무조건 여섯째로 밀어붙이는데 성공했고, 모에는 결국 자기를 낳아준 밤순 엄마와 4년만에 함께 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답니다.

 


 

 

 

(세상 착한척 하는 비안이와 얼어붙은 모에)

 

꿰맨 상처는 일부 터지고 와가지고 병원가서 다시 정리 좀 하고

이제 정말로 넌 집냥이가 되는 거야.

 

 

 

 

집에 다 큰 고양이들이 셋이나 있었으니 합사에도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창고에서 한 달 가까이 지내며, 아이들과도 잠깐씩 얼굴을 익혀야 하니 저렇게 문을 열어주면 딱 저 만큼이 최선이었어요. 겁쟁이!

 

 

 

 

동물들이 부모와 함께 사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더욱이 길냥이 들이라면 말이에요.

제가 생이별을 시켰었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함께하게 된 모녀.

오래 떨어져있었어도 바로 머리를 들이 밀면서 모에는 단번에 엄마를 알아보더라구요.

 

 

 

 

워낙 부족함 없는 길냥이어서 그랬는지 전 단 한번도 모에를 집에서 키울 거라고는 생각조차 했던 적이 없어서

지금도 이렇게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이 새삼스럽고 벅찰 때가 있어요.

 

 

 

 

모에를 잃어버렸던 기간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오동통 몸매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기똥차게 하고 있고요.

 

 

 

 

유지가 아니라 감소를 해야 할 거 같기도 한데.

 

 

 

 

 

캔 같은 거 필요 없고 사료 하나도 이렇게 맛나게 먹어주니

체중 감소 계획은 집사처럼 계획에서 끝나는 걸로.

 

 

 

 

배쨜이... 어떻게 어디까지 닿이는 거니 너.

 

 

 

 

괭이들은 항아리 몸매가 대세라며 그에 배쨜은 필수라고 우겨봅니다.

 

 

 

 

처음 격리 생활을 할 땐 숨어서 나오지도 않았구요,

합사를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제 방 구석 박스에 콕 박혀서 잠만 잤어요.

늘 긴장돼 보였고 겁먹어 보였고 다른 아이들 눈치를 보면서 그렇게 적응해 나갔어요.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편안해진 상태예요. 모에가 착하고 고마운 건 같이 싸우지 않았다는 건데, 아까 착한척 한다는 저 젖소코트 비안이가 사람한텐 세상 둘도없는 순디지만 새 멤버가 들어오면 그렇게 텃새를 부려요. 덩치로는 때려잡겠구만 그래서 아직도 모에가 비안이를 조금은 무서워 하는 게 있는 거 같구요. 다른 아이들이 낯설어도 엄마 밤순이가 곁에 있으니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

 

 

 

 

모에 이후에 들어온 쫄따구들 육아는 모에가 도맡았었어요.

공갈젖도 물리고 핥아주고 품고 자고, 기특한 녀석.

저 중 노란둥이 동동이는 입양을 보내려다가 많이 아프게 되어 눌러 앉았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드릴게요.

 

 

 

 

호러 같지만 제 눈엔 귀엽고 말고요.

 

 

 

 

그래 너 입 크다.

 

 

 

 

아직도 아가같이 귀여운 내사랑 모에.

 

 

 

 

글이 많이 많이 길었는데 읽느라 고생하셨지요?^^;; 컷팅된 귀 말고는 길냥이었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집에서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는 모에의 모습을 보고서야 드디어 안심이 되어, 녀석을 두 번이나 잃어버렸던 그 사건이 잃어난지 반년이 넘게 지난 지금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잃어버린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마시길 바라는 마음에서도요!

 

 

[틸밥차와 똥고양이]

* http://catilda.tistory.com

* Instagram @catildaa

 

 






  • 뽕수니네 2017.03.19 11:51 신고

    세상에 세상에... 그런 일이 있었네요. 모녀 길냥이가 재회해서 같이 산다... 이건 로또입니다.
    저둘도 그둘을 바라보는 우리도 흐믓해서 잠시나마 시름 잊어봅니다.

    오늘은 14년 가족으로 살던 할배멍 똘망이가 세상 뜬 지 일주일째 되는 날입니다.
    갑자기 앞다리 절더니 밥을 거부하기 시작하고 병원다니고 하루하루 몸을 못가누고 호흡곤란 오고
    큰 병원가서 엠알아이나 씨티 찍어봤자 마취를 못하기에 그것도 못하고 다른 곳은 이상없는데 딱 하나 뇌에 이상이고
    그로 인해 마비와 호흡곤란.. 급기야 병원에서 고통 더 주지말고 안락사 권유하고 가족들 울며불며 마지막 인사하고 안락사.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화장하고 뼛가루 녹여서 사리같은 스톤으로 만들어 가져오고..
    이 모든 것이 세상뜨기 전 열흘동안 일어난 일이었답니다.
    지금도 실감이 못하고 이름을 자주 불러댑니다.
    똘망이 물건들은 질식할 것 같아 보지 못해 모든 것 다 모아서 동물보호소에 보냈지만
    모든 일상사 함께 했던 기억이 너무도 많아 물건만 눈앞에서 치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해도 안되고 저렇게 해도 안되고 그냥 생각날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것 누르느라 신음소리내고 화내고 욕 하고..
    집냥들이 다섯이고 밖에 냥들이 열이 넘어서 매일 그 녀석들 뒤치닥거리 해야 하느라
    내 고통속에서 허우적 거릴 수만도 없고..
    간 녀석에게도 화를 내곤합니다.
    준비할 시간도 안주고 이렇게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 어디있냐고, 어디서 그따위 짓거리 배웠냐고..
    살아만 준다면 병수발 일년이고 십년이고 할 수 있는데
    니가 그만 놔달라고 할 때까지 할 수 있는데 그런데..
    녀석이 간 지 일주일 세상은 달라진 것 하나없고 달라진 것이라곤
    그녀석만 없다는 것.
    상실 고통에 약은 오로지 시간뿐이고 죽으면 하루에 천리씩 정이 떨어진다는데..
    모르겠네요.

    여튼 모에네의 행복한 결말 너무도 감사한 일입니다.
    저녀석들 전생에 좋은 일 많이 했나 봅니다.
    그러니 주인장 같은 사람 만나 연을 맺은 것이겠지요
    그나저나 밤순이 저렇게 푸짐해도 되는 건가요?


    • ­틸다 2017.03.20 00:58 신고

      아, 고생 많으셨네요. 나이가 많은 녀석들은 마취 위험 때문에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되더라구요. 물론 mri를 찍어 본다 해도 딱히 별다른 수가 없는 경우도 많지만요. 똘망이가 그래도 엄마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고 해야할까요.

      아직 블로그에 소개 못 한 녀석들이 있는데 제가 지금 집 아이들이 멍멍이 둘, 냥이 여섯 그렇게 여덟이 되었어요. 임보를 하다가, 혹은 구조한 녀석이 아파서 보낸 경우는 많지만 정말 오랜 세월 함께했던 아이들을 떠나 보내는 경험은 아직 해본적이 없어서 전 그게 여전히 두려워요. 그런 것 때문에 아이들을 늘리지 않으려고 그렇게도 애를 썼는데 어쩌다 보니 여덟이나 되어 버렸네요ㅜㅜ

      그 중 지난번에 입양글 올렸었던 동동이라는 아가냥이가 발작을 시작해서 아픈지 삼개월이 넘은 거 같아요. 발작을 하면서 시신경도 잃고 대소변을 못 가리고 발작은 기적처럼 멈췄다가 또 다시 반복하고. 지금 계속 그런 상태네요. 컨디션이 정말 너무 악화되었을 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음.

      제가 겪어보지 않은 상실감이라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게 누군가가 토닥인다고 치유될 아픔은 물론 아니겠지만요. 뽕수니네 님과 저 같은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겪어내야 하겠지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반복되어도 무뎌지지 않을 일일테구요.

  • 해피로즈 2017.03.19 22:47 신고

    틸다님, 매우매우 오랜만에 틸다님 방에 왔는데..
    아~ 글을 읽어내리며 초조하고 시큰시큰, 뭉클뭉클 울컥~~~
    눈물 나는 글이에요.
    그러다가 중간쯤에 있는 사진을 보며 푹~!! 웃었네요. ㅎㅎ (의자에 배 보이며 누워있는 사진의 밑엣 사진, 작은 종이박스에 들어가 있는 한덩어리~ ㅋ)
    눈물 그렁그렁하며 읽어내려오다가 아주 행복하게 푹 터뜨린 웃음이에요~
    행복하게 웃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틸다님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아직도 아가같이 귀여운 내 사랑 모에" 라는 글귀에 다시 한번 시큰시큰 뭉클한 눈물이~~
    그 마음을 너무너무 잘 아니까요~
    틸다님, 이 이쁜 녀석들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제가 블로그 오래 쉬고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눈물로 읽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틸다 2017.03.20 01:08 신고

      해피로즈 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제가 살다 살다 그렇게 눈물로 밤낮없이 지냈던 날들은 처음이었으니 마음이 마음이 참말로...ㅋㅋㅋ 다 제 과오죠 휴!ㅜㅜ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했었어요. 못 찾으면 어쩌지 그 죄를 내가 다 어떻게 받을까, 우리 모에한테 미안해서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말 딱 지옥이 여기구나 싶었던 날들. 모에가 대답해주지 않았으면 전 아마 못 찾았을 거예요. 제 목소리를 알아 듣고 기똥차게 냥냥거리는데 어찌나 감정이 북받쳐 오르던지.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봄날 되시길 바랄게요^^

  • 나비 2017.03.21 00:15 신고

    어쩜 모에를 집에 들이는데 그런 고생이 있었군요! 얼마나 가슴 졸이며 몇날며칠을 힘들어 했을까...
    그래도 해피엔딩(?) 이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냥이 멍이 식구들과 항상 행복하세요~~
    반대가 있었을지언정 모에를 새로운 식구로 받아주신 가족분들에게도 행운이 함께 하시길...한마리 한마리가 비록 작은 생명일지라도 평생을 책임 진다는 것은 보통 각오가 아니면 안되잖아요!
    수고 하셨어요.

    • ­틸다 2017.03.25 21:58 신고

      저 모에 못 찾았으면 정말 어떻게 살았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어휴. 저희집 식구들도 죄다 맘들이 약해가지고ㅋㅋㅋ 첨엔 안된다 안된다 하다가도 막상 같이 살면 예뻐가지구...ㅋㅋ

  • 보리🍻 2017.03.21 13:24 신고

    틸다님의 맘조리신 시간들...끝까지 모에를 놓지않으셨던 사랑...모에의 두려움과 방황!!
    하...해피엔딩이어서 너무너무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아이들도 틸다님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만하세요~~!!

    • ­틸다 2017.03.25 22:01 신고

      모에가 낯선 곳에 놓였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지 그 미안함은 정말 말로 다 못할 거예요. 잃어버린 분들 말씀이 최대한 빨리 찾아야 된다고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찾을 확률이 높다고 하셔서 참 맘 졸였었네요. 두번이나 그랬는데 참 기적같아요. 고맙습니다^^

  • 홍의경 2017.03.31 22:13 신고

    이런 사정이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네요..
    맘고생 많이 하셨네요 틸다님.
    그래도 그 사연 이렇게 올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위로가기

POWERED BY TISTORY. THEME BY ISHAIIN